좋다는 성분, 정말 내 피부에도 좋을까요? ㅡ 301 수분 크림이 물 대신 자작나무수액을 선택한 이유
화장품 상세페이지에는 늘 '좋은 성분'이 등장합니다. 어디에 좋고 무엇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 성분 이름 옆에 붙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과, 그 성분이 내 피부에 실제로 좋다는 것은 같은 말일까요.
디오딧이 301 수분크림을 만들 때도 같은 질문 앞에 섰습니다. 물 대신 자작나무수액을 베이스로 쓰기로 결정하기까지, 저희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작나무수액이 좋다는 이야기를 실제 사람의 피부에서 확인한 연구가 있는지 찾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성분이 좋다는 설명은 어디에나 있습니다. 저희에게 필요했던 건 설명이 아니라, 사람의 피부에서 확인된 근거였습니다.
오늘은 디오딧이 자작나무수액을 301 수분크림에 넣기로 결정하기 전, 그 출발점이 된 한 편의 임상 연구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성분이 들었다는 것과, 그 성분이 내 피부에 좋다는 것은 같은 말일까요?
두 문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사이에 제법 큰 간격이 있습니다. 자작나무수액에 미네랄과 아미노산, 비타민이 들어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그것이 실제 피부에서 수분을 채우거나 장벽을 돕는다고 판단하기 어려웠습니다. 성분표는 무엇이 들었는지 알려줄 뿐, 그 성분이 피부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까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디오딧이 성분을 고를 때 지키는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좋은 성분이라서요"라는 답은 저희 안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무엇으로 좋다는 것을 확인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확인했는지가 함께 있어야 그 성분은 비로소 후보가 됩니다.
자작나무수액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성분표에 이름을 올리기 전에, 이 수액이 사람 피부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었는지 확인한 기록이 있는지부터 찾았습니다.
자작나무수액을 실제 사람의 피부에 써본 연구를 찾았습니다
찾던 조건에 맞는 연구가 있었습니다. 2023년 국제 학술지 《Archives of Dermatological Research》에 실린 「Clinical study of a spray containing birch juice for repairing sensitive skin」입니다. 자작나무수액(Betula alba juice)을 담은 스프레이를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에게 직접 사용하게 하고, 피부 지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한 임상 연구입니다.
저희에게 중요했던 건, 이 연구가 세포 실험이나 성분 분석이 아니라 사람의 피부에 바르고 그 변화를 기기로 측정한 연구였다는 점입니다. 저희가 알고 싶었던 것이 정확히 그 지점이었기 때문입니다. 성분이 좋다는 이론이 아니라, 실제 피부에서 지표가 움직이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이 연구는 무엇을 어떻게 측정했나요?
민감성 피부를 가진 성인 67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자작나무수액 스프레이를, 다른 한쪽은 비교용 스프레이를 각각 4주간 사용하게 한 무작위·이중맹검 방식의 연구입니다. 참가자들은 하루 여섯 번 얼굴에 스프레이를 뿌렸고, 사용 전과 2주·4주 시점에 피부 상태를 측정했습니다.
측정 항목 가운데 디오딧이 특히 주목한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각질층 수분량(SCH), 피부에 수분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나타내는 값입니다. 다른 하나는 경피 수분 손실량(TEWL), 밖으로 빠져나가는 수분의 정도입니다. 앞의 수치가 높을수록 수분이 잘 채워진 것이고, 뒤의 수치가 낮을수록 장벽이 수분을 잘 붙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측정은 온도 22도, 습도 50% 안팎으로 유지되는 환경에서 전용 측정 기기로 이뤄졌습니다. 수분크림이 하는 일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수분을 채우고 빠져나가지 않게 막는 것이고, 그래서 이 두 지표는 디오딧이 수분 성능을 볼 때 기준으로 삼는 값이기도 합니다.
자작나무수액 스프레이를 4주 쓴 뒤, 피부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두 지표 모두 기대한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자작나무수액 스프레이를 사용한 그룹에서 4주 뒤 각질층 수분량은 사용 전보다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늘었고, 경피 수분 손실량은 의미 있게 줄었습니다(각각 p<0.05). 민감성 피부를 가진 참가자가 하루 여섯 번, 28일간 사용하고, 온도와 습도를 통제한 환경에서 측정해 얻은 결과입니다.
수분은 더 채워지고, 빠져나가는 양은 줄어든 셈입니다. 논문은 이 변화를 자작나무수액에 든 칼슘과 미네랄 성분이 피부 장벽 회복을 돕는 것과 연결해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가 곧바로 301 수분크림의 답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연구가 사용한 것은 자작나무수액 함량 88% 이상의 스프레이였고, 대상도 민감성 피부였습니다. 크림이라는 제형, 저희가 만들려던 처방과는 조건이 다릅니다. 그래서 이 논문 한 편으로 "자작나무수액이 수분크림 베이스로 좋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디오딧은 이 연구에서 무엇을 얻었나요?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자작나무수액을 담은 제품을 실제 사람 피부에 썼을 때 수분도가 오르고 수분 손실은 줄어든 사례가, 이론이 아니라 측정된 데이터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결론이 아니라 근거였습니다. 자작나무수액이 사람 피부에서 수분과 장벽 지표를 움직인 적이 있다면, 물 대신 이 수액을 수분크림의 베이스로 놓고 직접 비교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검토를 시작할 이유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301 수분크림에 직접 넣어보기로 했습니다
논문이 자작나무수액을 선택한 최종 근거는 아니었습니다. 디오딧이 자작나무수액을 직접 시험해보기로 결정한 출발점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남의 데이터가 아니라 저희가 직접 실험한 데이터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같은 처방에서 베이스만 정제수와 자작나무수액으로 달리한 샘플을 직접 만들어, 같은 조건에서 두 지표를 나란히 비교하는 일로 넘어갔습니다. 논문이 보여준 방향이 저희 처방에서도 재현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화장품의 효능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피부에 결과로 남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결과를 확인하는 첫걸음이 남이 쌓아둔 근거를 성실히 찾는 일이라면, 다음 걸음은 그 근거를 저희 피부 위에서 다시 확인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01 수분크림의 자작나무수액은 그 두 걸음을 거쳐 정해졌습니다.
참고 문헌
Shu X, Zhao S, Huo W, et al. Clinical study of a spray containing birch juice for repairing sensitive skin. Archives of Dermatological Research. 2023;315:2271–2281. https://doi.org/10.1007/s00403-023-02588-4